영원한 야망을 지닌, 소울블라이트의 저주를 받은 피에 굶주린 괴물들. 인두겁을 쓰고 있지만, 그 본질은 영원히 만족되지 않을 굶주림을 그럴듯한 허례허식과 오만함으로 가린 흉악한 짐승이나 다름 없다. 일반적으로 필멸자들 중 가장 짧은 삶을 살아 유혹에 흔들리는 인간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피의 입맞춤'이란 의식을 통해 전파된다. 언데드들이 본질적으로 가지지 못한 자유의지의 껍데기와 야망을 지니고 있으며, 이를 필요로 하는 나가쉬의 의지에 따라 만프레드와 네페라타가 부활하며 다시금 역병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나가쉬는 죽음의 렐름 샤이쉬에서 부활할 수 있었으나, 육신이 거대한 돌무덤에 깔려 있어 오랜 시간 동안 가두어져 있었다. 지그마가 온 렐름을 여행하던 과정에서 그는 나가쉬를 발견했고, 지그마 또한 많은 심사숙고가 필요했지만,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그를 구원하였다. 나가쉬는 그 속내를 숨기고, 지그마와 협력하기로 약속했고 질서의 만신전에 합류하였다.


 신화의 시대 동안 나가쉬는 자신의 지칠 줄 모르는 언데드 하수인들을 통해 수많은 도시와 거주지를 건설하는 일을 맡았다. 비록, 정체를 알 수 없는 비밀 통로나 납골당이 숨겨져 있었더라도, 이주민들은 그들을 기다리는 주인 없는 도시를 찾아 빠르게 퍼져나갈 수 있었다. 번영하는 문명 속에서 소울블라이트의 역병은 빠르게 퍼져나갈 수 있었고, 야망이 강한 자들이 힘과 영생을 찾아 피의 입맞춤을 받았다.


 나가쉬는 이런 겉치레를 하는 동안, 뒤로는 자신의 입맛대로 세계를 지배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었다. 수많은 사후세계가 이 시기에 나가쉬에게 강제로 복속당했으며, 수많은 죽음의 신들이 그 자리를 빼앗기고 있었다. 그러나 치밀한 음모에도 불구하고, 나가쉬조차 예상하지 못한 일이 발생했으니 필멸자들의 죄악으로 연약한 현실의 장막이 찢어져 파멸의 힘이 모탈 렐름을 침공한 것이다. - 나가쉬가 생사순환의 질서를 탐내 기란을 침공하며, 질서의 만신전을 무너트린 행위가 이를 가속하였으니 아이러니한 일이다.


 지그마와 나가쉬 싸움의 여파로, 나가쉬는 질서의 만신전에 대한 그 어떠한 지원을 하지 않기로 했으나, 자유 의지를 가진 뱀파이어들은 달랐다. 이성을 유지하려고 힘쓰던 수많은 고귀한 뱀파이어들이 그들의 어두운 욕망을 카오스의 하수인들을 상대로 풀었고,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필멸자들과 협력했다. 그러나 '불타는 하늘 전투'에서의 뼈아픈 패배는 협력자들의 세력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고, 약해진 그들은 하이에나같은 기회주의자들의 배신으로 빠르게 몰락한다.


 지그마가 은둔에 들어간 이후, 힘겹게 버티고 있었던 샤이쉬에 본격적인 침공이 다시 개시되었고, 에버초즌 아카온의 주도로 '뼈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언데드의 총본산 나가쉬자르에서 벌어진 '검은 하늘의 전투'에서 나가쉬가 아카온에게 패배하며, 죽음의 세력은 엄청난 피해를 입었고, 나가쉬의 망령은 자신의 본거지가 폐허가 되는걸 지켜봐야만 했다. 주인을 잃은 뱀파이어들은 자신의 안위를 위해 도망쳤고, 심지어 '보드라이 공'같은 일부 뱀파이어는 그 유해를 카오스 렐름 너머로 던져 그를 제거하려고도 했다. 


 만프레드 폰 칼슈타인은 카오스 상대로 게릴라전을 펼쳤으나, 그 끝이 보이지 않는 군세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없었다. 네페라타는 간신히 자신의 영지 네페라티아를 유지하며, 나가쉬의 유해를 잊혀진 신들의 땅 스틱스에 보존했다. 금욕을 중심으로 한 '아수쿠르간'의 가르침을 따르던 분파들은 대 카오스 공동 전선의 붕괴, 라우카 바이의 광란으로 몰살당하며 몰락했다. 반역을 꿈꾸던 보드라이 공은 아칸에게 패배하여, 관속에 봉인당하는 형벌을 받았다. 그러나 위기를 기회로 삼은 이들도 있었으니, 비르코스 혈통의 라두카르는 자신의 함대를 이끌고 마운홀드를 포위한 코른의 악마들을 격퇴하여, 도시의 지배층에 편입되었다. 


 혼란에 빠진 죽음의 렐름이었으나, 나가쉬의 죽음으로도 그의 계획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의 충복 아칸은 샤이쉬 외곽에서 지속적으로 무덤-모래를 채굴했으며, 그 치명적인 렐름스톤을 저장하고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지그마로, 지속적으로 영웅들의 영혼을 훔쳐가 망자들의 세계는 약화되어가고 있었고, 재앙의 시기에 이는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했다.


 위기에 처한 샤이쉬를 구한건 나가쉬의 부활이 아닌, 천상에서 내려온 지그마의 분노였다. 스톰캐스트 이터널들의 퍼스트 스트라이크가 카오스의 이목을 끈 사이, 죽음의 군대는 전열을 정비할 시간을 벌 수 있었다. 그들은 카오스의 노예들에게 더럽혀진 나가쉬자르를 되찾을 수 있었으며, 그간 수집한 무덤-모래로 검은 피라미드를 다시금 건설하기 시작했다.


 영혼 도둑의 하수인들은 제 주제를 모르고, 죽음의 렐름에 발을 들였고, 코른의 군세에 사로잡혀 위기에 빠진 만프레드를 구출했다. 이들은 다시금 질서의 만신전을 재건하려는 지그마의 전언을 지닌채로, 나가쉬에게 향했지만 질투심 많은 죽음의 신의 분노를 피할 길은 없었다. 네페라타는 자신의 요원들을 재건되어가는 자유 도시에 파견했고, 피의 교단이 도시의 어둠속에서 번성하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기습에 카오스의 군세가 상처를 햝기 위해 물러서고, 희망의 씨앗이 자라나던 그 시간 나가쉬의 음모가 드디어 꽃을 피울 준비를 마쳤다. 온 렐름에서 불길한 징조들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예언자들은 파멸이 임박함을 경고하며, 하늘에 드리운 죽음의 형상에 두려워하고 있었다. 카오스 5대신들은 자신들의 목적에 따라 이것을 방해하기도, 돕기도 하였고, 모든 것들의 죽음을 피하려는 오더와 디스트럭션의 군세가 나가쉬자르로 향했다.


 젠취와 위대한 뿔난 쥐의 계략으로 나가쉬자르로 향하던 오더 성전군과 카오스 연합군은 공멸해버렸고, 홀로 도착한 디스트럭션의 무리는 냉혹한 수비자들에게 도살당했다. 그렇다고, 나가쉬의 모든 것을 죽여 지배하려는 그 계획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 또한 아니었는데, 일련의 스케이븐 암살자들이 잠입하여 의식을 방해하였기 때문이다. 검은 대 피라미드는 나가쉬자르를 뚫고 샤이쉬를 파고들기 시작했으며, 나가쉬자르는 모든것들이 소멸하는 죽음의 종착지 나디르로 변화하였다. 


 죽음 마법의 파도 '네크로퀘이크'가 온 렐름을 강타했고, 곧 시체들이 되살아나며 끔찍한 '공포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마법의 여파는 본디 시간이 지나면 사라져야만 할 주문들 중 일부가 영구히 지속되는 사태를 불러 일으켰고, 이들을 '아르카넘 옵티말' 다른 말로는 '엔드리스 스펠'이라 부르게 되었다. 나가쉬는 도둑맞은 영혼들을 되찾고 정당한 자신의 것, 온 세상의 모든 것을 되찾기 위해 전쟁을 벌였으니 '영혼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이 시기에 뱀파이어들 또한 강력해진 죽음의 마법의 영향으로 크게 성장하였고, 미묘한 힘의 균형이 깨지며 산자들은 직접적인 언데드들의 위협에 노출되었다. 마운홀드를 구원했었던 영웅 라두카르는 돌변하여 도시의 지도층을 모두 참살한 후 도시를 자신과 비르코스 혈족을 위한 사냥터 '울펜칸'으로 변경하였다. 네페라타의 요원들이 도시를 완전히 장악하여, 통채로 뱀파이어의 영지가 되기도 하였다. 석방된 후, 자신의 요새에 속박당해 영원히 싸우고 방랑할 저주를 받은 보드라이는 더 빠른 속도로 이동하며 필멸자들을 도살하였다. 아벤고리의 뒤틀린 괴물들은 여왕 라우카 바이의 인도 아래 부흥하여, 세를 확장했다. 만프레드는 자신의 역할을 새로이 등장한 모타크들에게 빼앗겼으나, 특유의 교활함으로 자신의 유용함을 증명하여 입지를 유지할 수 있었다.


 만프레드와 네페라타 두 모타크는 나가쉬의 명령에 따라 각각 생명의 렐름 기란과, 금속의 렐름 차몬을 정복하기 위해 대규모 출정에 나섰다. 오랜 은둔을 깨고 등장한 루미네스의 존재는 나가쉬의 계획에 큰 장애물이었고, 마찬가지로 이들은 루미네스의 원조를 받는 원주민들에게 큰 곤란을 겪기 시작했다. 만프레드는 전쟁의 계절을 선포하고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알라리엘과 너글 군세 사이에 껴 패배했고, 전세가 불리해지자 만프레드는 바로 후퇴하였다. 네페라타는 렐름을 오염시키는 의식을 준비하던 와중 엘라니아와 엘라토르 쌍둥이에게 방해를 받았고, 그들을 압도하는데는 성공했으나 이미 의식은 실패한 뒤였다.


 저주받은 도시 울펜칸의 지배자였던 라두카르의 폭정도 한 모험가 무리의 분투로 끝나게 되었고, 도시와 라두카르 본인은 나디르의 나락 속으로 떨어지며 그 행방을 찾을 수 없게 되었다.


 이렇게 혼란스럽던 와중, 루미네스 침공을 이끌던 나가쉬의 오른팔 아칸이 사망하게 되고, 나가쉬 본인도 테클리스오의 결투에서 쓰러지면서 공포의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된다. 알라리엘이 시행한 생명의 의식은 죽음 마법의 폭주를 저지하여 나디르의 활동을 멈추고, 테클리스의 목숨을 유지시킬 수 있었으나 네크로퀘이크의 상흔을 치유해내지는 못했다. 죽음 마법이 약화되며 이를 틈타 부흥했었던 언데드 군대들은 크게 약화 되었지만, 그나마 그 영향이 가장 적었던 이들은 역시 그 사이에 있는 뱀파이어들이었다. - 그러나 뱀파이어 역시 부정한 언데드라, 생명의 마법이 충만한 땅에서는 오래 살아남을 수 없었고, 수많은 왕조들이 영지를 버리고 도망쳐야만 했다.


 주인의 부재에 따라, 각각의 뱀파이어들은 다시 자신의 야망을 위해 싸웠고, 가장 대표적인 사건이 만프레드와 네페라타 사이의 '모타크의 전쟁'이었다. 후퇴한 만프레드는 바로 네페라타의 영지를 습격했고, 아직 차몬에서 활동중이던 네페라타는 치명적인 피해를 입는다. 싸움을 중재할 이 또한 없으니, 두 강대한 뱀파이어들의 내전은 더욱 격화되었고, 그나마 '짐승의 시대'를 맞이하여 흉포해진 디스트럭션의 군세 때문에 휴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오랜 시간 봉인되어 있었던 크라그노스의 등장과, 용들의 귀환으로 짐승의 시대의 전화는 더욱 거세게 불타오르기 시작했고, 광란에 빠진 야수의 마법은 뱀파이어들의 야성을 일깨웠다. 용의 피를 통해 저주에서 벗어나려는 자들도, 가치있는 사냥감을 쫓아 사냥에 나서는 자들도, 고동치는 본능에 굴복하는 자들도 더욱 많아졌다. 만약, 이들이 힘을 합쳐 나가쉬의 부재를 이용했더라면, 저주를 피할 방법을 찾았을 수도 있었겠으나, 가장 오만하고 자신들이 최고의 통치자라고 믿는 이 이기주의자들이 협력할 일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