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터 빌딩!

아마 에오지라는 취미에서 제일 기쁜 순간은 로스터 짤 때가 아닐까 싶다. 내 아미의 주력은 상대 방진과 격돌해 승리한다. 마법은 적재적소에 발동되어 전장을 컨트롤한다. 기병은 우회 후 차지에 성공해 적의 사격 병력을 초토화한다. 크으으, 이거 그냥 완벽한 아미 아니냐? 를 속으로 되뇌이며 당신은 싱글벙글 게임장으로 향한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 보니 보이는 건 아작난 내 메인 방진, 내 옵젝을 제 안방마냥 돌아다니는 상대 기동 병력, 미쳐버린듯한 화력을 뿜는 상대의 사격, 게임 끝나고 집가는 길에서야 생각나게 될 깜빡하고 있던 엔들리스 스펠 뿐이다. 


왜 그런 걸까?

일단 이번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절대 못 이기는 로스터는 존재하지 않음을 미리 짚고 넘어가겠다. 모든 로스터는 약점을 가지고 있으며, 적절히 공략된다면 높은 확률로 패배한다. 그러나 적절한 약점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건 상대방이 약점을 잘 숨기고 있거나, 약점을 보완할 다른 수단을 챙겨 "질 좋은" 아미를 짜 왔음을 시사한다.


그렇다면 질 좋은 아미란 무엇일까? 우선 필자는 질 좋은 아미를 "대처할 수 있는 상황이 많고, 승리 플랜이 확실한 아미"로 규정하고자 한다. 대처할 수 있는 상황이 많다는 것은 특정 상황에서 쉽게 무너지지 않는 아미라는 뜻이고, 승리 플랜이 확실하다는 것은 에오지의 핵심인 점수를 어떻게 가져갈 지 미리 구상되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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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위 글들을 한번씩 읽고 오는 것을 추천한다.


대략 1200포가 똑같은 유닛으로 구성된 당신의 아미


1. 스팸하지 말 것

에오지를 처음 입문하고 나서, 룰을 이해하고 본인의 팩션을 이해하기 시작했다면, 진짜 모든 적을 말살할 수 있을것만 같은 필살 콤보를 만들 수 있다. 특정 마법을 바르고, 게임당 한번 쓰는 버프를 쓰고, 보조해줄 유닛을 곁들인다면, 아마 그 유닛은 당신을 승리로 이끌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그런 뉴비(룰을 이해하고, 본인의 아미의 장단점을 어느정도 이해한) 대전에서는, 필살 콤보 = 승리 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상당히 잘 먹힌다. 또한 메타에 따라 고인물 대전도 특정 유닛 스팸이 지배한 적도 있다(보통 정상적인 메타는 아니었지만). 

그러나, 어느 정도 레벨이 되어 그 핵심 유닛을 잘 아는 유저를 만나면, 아미의 대부분이 투자된 주력은 쉽게 공략당하고, 약점만 부각되게 된다. 강점이 명확하기에 단점 또한 명확하게 되며, 이는 위에서 정의한 "대처할 수 있는 상황이 많은" 아미에 부합하지 않는다.


한때 메타를 지배했던 스톰드레이크 스팸, 가장 이상적인 스팸용 유닛이다.

여기서 말하는 스팸은 단순히 한 유닛에 몰빵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500포 가량의 주력 유닛에, 적절한 공격 버프와 딜 누수를 줄인 타겟 선정, 주력 유닛이 확실히 타격할 수 있게 하는 충분한 기동력이 합쳐진다면 첫 턴부터 적 아미의 1/3 가량을 날려버릴 수 있다. 그러나, 위 3개의 조건을 잘 조절하는 것이 어렵기에 스팸이 권유되지 않는 것이다.

공격력이 강하더라도, (근접일 경우에) 차지할 수 없다면 의미가 없다. 차지하더라도, 만약 500포 가량의 공격이 100포의 상대 유닛을 갈아버리고 끝난다면? 그리고 다음 턴을 상대가 먹는다면? 당신의 메인 플랜은 모델 인생 일생일대의 위기에 처하게 된다. 


자타공인 현 에오지 최고의 중보병, 카오스 초즌


좋은 아미를 꾸리기 위해서는, 주력 유닛을 설정하고, 주력 유닛의 약점을 보완해주거나 점령을 도와줄 목적의 유닛을 꼭 아미 내에 투입하는 것이 좋다. 보통 주력 유닛이 될 중보병/중기병은 점령이 비교적 약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시를 들자, 당신은 현재 에오지 최고의 중보병은 초즌이라는 유저들의 공통된 의견을 들었다. 그럼 초즌 40마리를 지금 당장 구매해서 굴린다면, 게임을 가볍게 이길 수 있을까? 답은 물론 "아니다". 

그렇지만 초즌 10마리와 기동성을 보조해 줄 슬라네쉬 마크와 배너, 공격력을 보강해줄 카오스 소서러의 마법, 사이드 오브젝트를 챙겨줄 카오스 나이트 또는 머로더 호스맨, 점령을 도와줄 카오스 워리어 등등 초즌의 등을 받쳐줄 보조 유닛과 함께라면, 당신은 훨씬 더 승리에 가까워 질 수 있다.

"좋은" 유닛은 있지만, "완벽한" 유닛은 없다.





2. 다양한 상황을 대처할 것

에오지를 플레이하다 보면 정말 다양한 아미를 만난다.

거인으로만 구성되는 극한의 엘리트 아미부터, 총운드가 200에 육박하는 미친 해골군단까지 다양한 아미가 한국 내에 산재해있다. 물론 로스터가 고정되는 토너먼트가 아닌 이상, 상대하는 팩션에 따라 유연하게 아미를 짤 수 있다.

그러나 다양한 상황을 대처해야 하는 이유는, 거인을 제외한 거의 모든 팩션에서, 여러 개의 아미 타입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1턴에 내 유닛 코앞으로 달려나오는 극기동형 너글, 근접겜인줄 알았는데 혼자 워해머 40k하는 사격 오거, 사격아미인 줄 알았는데 근접에서 슬래셔 무비 찍는 근접 카라드론 등 각 팩션은 팩션의 일반적인 특징에 반하는 아키타입을 구성할 수 있다.


그렇기에, 당신은 로스터 구성 단계부터 여러 적에 대비하여야 한다. 좀 더 쉽게는, 각각 1개 이상의 호드 대항/ 엘리트 대항 수단이 있으면 좋다.


호드 대항

  여기서의 호드는 머릿수 많은, 주로 점령과 버티기를 위해 구성된 총합 20운드 이상의 1/2운드 방진을 말한다. 보통 평균~평균 이하의 방어력을 가졌기에 쉽게 죽지만, 죽음을 상쇄하고도 남는 머릿수와 값싼 가격으로 딜 흡수에 능하다. RPG 게임에서 탱커에 해당하는 역할군이다.

당신이 정상적인 아미를 짜 왔다면, 이들을 주력 유닛으로 타격하는 순간 게임을 지게 될 확률이 높다. 이들은 상대방이 보통 죽으라고 던져 넣는 경우가 많고, 당신이 이들을 때리는 것 자체가 상대가 원하는 판도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들은 주로 연막이고, 당신이 공격을 이들에게 때려박은 이후 상대의 주력은 공격이 끝난 당신의 주력을 요리하기 위해 접근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까? 거의 모든 팩션은 1개 이상의 호드 대항용 수단을 가지고 있다. 난 없는거 같은데? 싶어도 찾아보면 있을 확률이 높다. 첫 번째로는 투석기를 들 수 있다. 보통 낮은 발수로 인해 불안정한 화력을 가지고 있지만, 10기 이상 유닛 상대로는 화력이 훨씬 강해지는 경우가 많다. 보통 점령용으로 최소 1개 이상의 호드 유닛을 들고 오기 때문에, 150포 이내의 저렴한 가격으로 들고오는 투석기는 상대의 호드를 명확히 카운터 칠 수 있다.

두 번째로는 호드 대상 마법을 들 수 있다. 팩션의 특정 법사나, 로어를 보면 "사거리 내의 적 모델 수만큼 주사위를 굴린다. X+로 모탈 데미지를 준다"의 워딩을 가진 마법을 발견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서 마법 한번으로 호드 유닛을 반파시킬 수 있는 마법들이 많다. 만약 호드 이외의 적에 대한 대비가 착실히 되어 있다면, 마법사 하나 정도는 호드 대비용으로 가져가는 것도 좋다.





엘리트 대항

엘리트 대항 수단은 크게 모탈 운드와 디버프로 나눌 수 있다. 보통 데미지를 뿜어내는 중보병/중기병은 고세이브에 평균-평균 이하의 포인트 대비 체력을 가진다. 이는 그들이 모탈에 취약함을 의미하며, 만약 모탈 와드까지 보유한 경우에는 포인트가 무척 비싸지므로 아미에 구멍이 뚫린다.


모탈 운드 투사 수단은 팩션마다 정말 다양하고 가짓수도 많기에 보통 아무거나 끌고 오면 좋지만, 가급적 원거리로 먼저 피해를 누적해 머릿수를 줄이거나, 만약 근접일 경우에는 적어도 5모탈 이상, 즉 괴수 보병/기병이어도 1마리 이상 줄일 수 있는 딜이 나오면 좋다. 특정 전차나 유닛의 차지 모탈, 저격 마법, 몬스트러스 램페이지, 힛6 모탈 무기 등등이 대표적인 타격 수단이다.


또는, 만약 이런 모탈 운드 투사 능력이 부족할 때에는, 디버프 수단을 챙기는 것이 좋다. 힛 디버프는 상대의 딜을 줄이거나, 적어도 올-아웃 어택(힛 1 증가)를 강요하여 CP를 하나 소모시킬 수 있다. 힛이 아니라 운드 디버프라면 일반적인 팩션은 운드롤 버프가 없기에 매우 효과적으로 상대의 딜을 줄일 수 있다. 상대가 주력으로 설정한 비싼 유닛에 디버프를 묻히면 최대의 효율을 뽑을 수 있다. 여러 디버프를 챙겨 가서, 가급적 상대의 주요 유닛을 겨냥하자.







3. 첫 턴 배틀택틱을 생각하자

많은 사람들이 자주 잊는 요건이다. 양측 아미가 직접적인 교전이 들어가는 건 빠르면 1라운드 후턴, 보통 2라운드이다. 따라서 첫 턴에는 교전 이외에 달성할 수 있는 배틀택틱을 달성해야 하며, 이는 보통 거의 달성하기 어렵다. 그리고 만약 달성하지 못한다면, 상대와 초반부터 승점이 벌어진 채로 시작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1턴에 달성할 수 있는 배틀택틱을 미리 알고, 달성할 계획을 미리 세워둬야 한다.

만약 1턴에 배틀택틱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이길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이다.


만약 상대와 상관없이 달성할 수 있는 배틀택틱이 있다면(ex) 특정 유닛으로 차지, 특정 유닛으로 마법 성공) 언바인딩 같은 제한적인 요소만 신경쓰면 되기에 비교적 난이도가 쉬워진다. 이런 경우에는 달성이 더욱 용이하도록 하는 버프를 챙겨 가는 게 좋다. 위의 예시에는 캐스팅 버프, 차지 롤 리롤 등을 챙기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상대 의존적인 배틀택틱이라면, 배틀택틱에 따라 선턴결정권을 가지기 위해 배치 수를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만약 상대가 무조건 앞으로 나와야 한다면, 반드시 후턴을 먹어야 한다. 반대로 상대가 먼저 오브젝트를 먹어버리면 안된다면, 반드시 선턴을 먹어 먼저 배틀택틱을 달성해야만 한다. 두 사례 모두, 선턴결정권을 먹어야 1턴 배틀택틱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에 배틀 레지먼트 바탈리온 등을 이용하여 배치 수를 줄이는 것이 좋다.






마치며

지금까지 질 좋은 아미를 구성하는 방법에 대하여 알아봤다. 필자는 강한 아미보다는, 유연한 아미가 게임을 더 많이 이긴다고 굳게 믿고 있고, 유연한 아미를 꾸리는 방법을 기술했다. 다음 시간엔 게임에 들어가고 난 뒤의 행동을 작성하도록 하겠다. 



다음에도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