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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소리꾼 브래깃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그롯의 바다를 빠져나와 튀어나온 바위 위로 몸을 끌어올렸다. 천장이 높고 메아리가 울릴 공간이 넓어 큰 소리를 지르기에 좋은 곳이었다. 그는 심호흡을 하고 소리를 질렀다.


'거기 멍천한 녀석아! 움직여!'


명령이 미친 맹글러 스퀴그의 힘과 함께 통로를 위아래로 날아다녔다. 한 마디 한 마디가 주위에 있는 허접한 녀석들의 고막을 뚫고 지나갈 때마다, 그는 거친 힘이 뇌간을 휘젓고 다니며 광기를 더욱 고조시키는 것을 느꼈다. 가장 가까이에서 달려오던 그롯 몇 명이 그의 말소리에 걸려 넘어졌고, 뒤에서 달려오던 그롯들의 발밑에 짓밟혔다.


'트로그한테 발목을 먹히고 시픈거냐?' 그는 스퀴그 해골 갑옷의 위협적인 이빨 사이로 녹색 얼굴을 드러내며 울부짖었다. 불평이 쇄도했지만 아무도 감히 속도를 늦출 수 없었다. 가끔씩 횡설수설하는 무리 사이로 스퀴그들이 튀어 다녔고, 브래깃은 그들에게 한두 마디씩 격려의 말을 외치며 더욱 활기차고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통로의 맨 끝에서 연달아 고함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가 무리 사이를 파고들었고, 브래깃은 앞사람들의 등에 부딪히는 그롯의 파도를 보며 제자리에 멈춰섰다. 신음과 불평 소리가 터져 나왔고, 브래깃의 날카로운 비명 소리가 다시 그 사이를 뚫었다.


'뭐 하는 거야, 이 멍천이들아? 계속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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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퀴그 조련사 스노즈냅이 흥분한 탈것을 이끌고 영광스러운 지도자 앞에 멈추자 군중들 사이로 붉은 빛이 번졌다.


'이봐요, 브래-어, 보스!' 스노즈냅은 브래깃이 눈살을 찌푸리기 전에 자신을 바로잡으며 '전찰대가 돌아왔는데 또 다른 끔찍한 휴미 소굴을 찾았대요.'라고 말했다. '엄청 반짝이고 전진하는 모든 길을 막고 있어서, 아덜이 네가 와서 봐야 할 거 같다는대요.'


'또?' 멍해진 주자들 사이로 길을 뚫기 시작하자 브래깃은 분노에 휩싸였다. '이건 말도 안 대!'


많은 욕설과 고함, 그리고 더러운 모욕이 난무하는 가운데 두 사람은 군대를 치우고 정찰대를 따라 통로의 나머지 부분을 지나쳤고, 이번에는 그림자 속으로 숨었다. 통로 끝자락 정찰병들이 몰래 빠져나간 자리에는 죽은 휴미 두 마리가 쓰러져 있었다. 그들은 브래깃의 눈을 아프게 할 정도로 반짝이는 갑옷과 주황색 옷을 입고 있었다. 하지만 진짜 놀라움은 그들을 지나친 장소에서 불빛을 가늘게 빛내며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눈 앞에 펼처진 거대한 유리 계단은 그 너머의 무더운 동굴로 연결되어 있었다. 바닥부터 반짝이는 천장까지 뒤틀린 유리 기둥이 뻗어 있었다. 각 기둥마다 기괴한 지하 생물들의 형상이 새겨져 있었다. 벽 양면에는 오두막이 지어져 있었고, 중앙 광장을 중심으로 수십 개의 유리 전사 조각품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일부 조각품들은 난쟁이거나 뾰족귀였으나 대부분은 망치를 든 휴미들이었다. 모두가 불의 마법으로 내부에서 부터 반짝이고 있었다. 사람들은 주황색 불빛 아래에서 생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모두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웠다.


브래깃은 군대가 기다리는 곳으로 돌아가는 동안 계속 욕설을 중얼거렸고, 부하들조차 그에게서 거리를 두고 움직였다. 기대에 찬 얼굴들이 기다리고 있는 바다로 도착했을 때, 브래깃은 어느 정도 흥분한 상태였다. 두통과 분노에 휩싸여 앞으로 벌어질 엄청난 파괴에 대한 약속으로 진동하는 그의 목소리는 화산이 폭발하는 것처럼 터져 나왔다.


'너거덜 때문에 내가 미쳐버리겠다! 너거덜이 저기루 내려가서 반짝이는 유리 조각들을 모두 부수지 않으면, 트로그들이 너희를 따라잡아 머거치우게 만들겠다!'


두려움과 열정이 섞인 군대의 함성이 너무 커서, 브래깃은 이게 휴미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다시 한번 파도가 통로를 밀고 내려가자, 그는 지그마의 아그들이 자신들의 은신처로 다가오는 소란에 떨고 있을 모습을 상상했다. 멀리서 쿵쿵거리는 소리와 함께 조각상들이 흔들리고 덜컹거렸다. 수적으로 열세인 줄도 모른 채 필사적으로 무기를 찾아 헤매는 모습. 오, 그는 이걸 즐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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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도들은 위쪽 통로에서 너무 빨리 쏟아져 나와 많은 이들이 계단에서 떨어져 벽 아래로 쏟아져 내렸고, 많은 그롯들이 그 충격으로 죽었지만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더 많은 그롯들이 몰려들었다. 브래깃은 자신이 만들어낸 행렬에 깔려 죽는 것이 얼마나 쉬운 일인지를 갑작스레 의식하여 숨을 헐떡이며 그 선두로 달려나갔다. 이미 아래에서는 비명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마법 불씨에 반짝이는 칼과 창의 바다에 맞서 경비병들이 광장으로 뛰어들었지만, 눈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브래깃은 초승달 낫을 겨누며 박쥐 스퀴그를 불러냈고, 스노즈냅이 스퀴그를 몰고 첫 번째 유리 기둥을 뚫고 지나가자 환호성을 질렀다. 많은 스퀴그 라이더들이 그 뒤를 따랐고, 탈것들에 유리 파편이 박혀 뾰족한 철퇴처럼 변했다. 한심한 휴미 수비대와 그롯의 파도가 충돌했고, 그롯 한 마리를 꿰뚫어 죽이는 사이에 세 마리가 더 달려들어 경비병의 등을 찔러 죽였다. 브래깃은 맹글러 스퀴그가 전사 조각상 중 하나를 날려 버리는 순간, 그 조각상 옆으로 힘겹게 올라섰다. 그는 쓰러지는 조각상 위에 올라타 낄낄 거리며 자신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것을 즐겼고, 그 목소리는 주변의 모든 그린스킨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그는 도망치는 민간인 무리가 공격당하는 것을 보기 위해 때맞춰 뛰어 내렸다. 한 명의 낙오자가 충격을 피하고 방향을 바꾸었지만, 브래깃은 그의 목을 잡고 낫을 뻗어 목을 깔끔하게 베어버렸다. 피 한 방울이 떨어질 때마다 신선한 버섯이 부자연스러운 속도로 땅에서 자라나 아쿠시의 광채를 축축한 녹색 빛으로 대체했다.


꽥꽥거리는 그롯들 주변에서는 깨진 유리 조각이 부딪히는 소리가 불협화음의 교향곡처럼 울려 퍼졌다. 그는 부하들에게 수정 컵을 던지며 더 빨리 일하라고 독촉했고, 머리를 맞출 때마다 환호성을 질렀다. 부하 중 하나는 장신구 상자를 쌓아 거대한 탑을 만들었고, 하나는 그 옆에서 거대한 철퇴를 휘둘러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파편이 분수처럼 쏟아졌다.


근처에서는 주술사 중 하나가 지팡이를 주 계단의 갈라진 틈에 꽂고 포자를 가득 퍼붓고 있었다. 유리는 점점 더 많은 기체 상태의 녹색 포자로 가득 차면서 삐걱이며 흔들렸다. 브래깃은 귀가 먹먹할 정도의 폭발음과 함께 계단의 파편이 쏟아져 내리고, 유독한 연기가 피어오르자 귀를 막았다.


근처의 폐허가 된 오두막에서 그롯 한 무리가 반딧불이 오브, 작은 동물 조각 등 브래깃이 알아볼 수 없는 기괴한 모양의 유리 장신구들을 가득 안은 채로 나타났다.


'이봐요, 보스! 이거 가져가도 대요?' 그들 중 하나가 주황색 유리 조각을 브래깃의 코 앞에서 흔들며 물었다. 괴팍한 그롯은 부하가 가져온 전리품을 살펴보려는 듯 손을 뻗어 그들의 팔을 내려쳤고, 그것들은 바위 바닥에 부딪혀 폭발하는 파편 조각이 되었다.


'안대, 이 머리 빈 녀석! 멍청이냐? 그건 시간 낭비ㅇ-'


브래깃은 다른 이들의 전리품에 눈이 돌아가면서 잠시 멈칫했다. 그들 중 한명이 작은 유리병 상자를 움켜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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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저렇게 많은 병을 가져와찌?' 그는 처음으로 다가왔다 징징대기 시작한 그롯을 걷어차고 병을 들고 있는 놈에게 온전히 집중하며 물었다. 곰팡이 물약을 양조하는 것도 좋았지만, 따로 담을 병이 없으니 금방 다 흘러내려가 버렸다. 병은 정말 좋은 전리품이 될 것이다.


'조기 엄청 많았어요, 보스,' 병을 든 그롯이 웃으며 말했다. '다음 터널이 시작되는 곳에 이런 상자들이 가득 있어써요. 해머할 악샤라는 다음 휴미 도시로 향하는 거 가타요. 렐름게이트 주변이 유리로 가득 차 있어써요.'


마지막 유리 조각이 산산조각 나면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천천히, 아슬아슬하게, 동굴 안이 숨막히는 초록빛으로 가득 찼다. 빛이 브래깃의 얼굴을 다시 한 번 비췄고, 그의 얼굴은 스퀴그 해골 투구의 그림자로 가려져 있었다.


'그거 아라, 아그들아? 방금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좋은 샌각이 떠올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