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S DBFiction7 Sept08 Art

교회의 첨탑에 있던 조그마한 놈이 칼을 휘두르며 폭풍과 번개 그리고 스탈렌브레이크 사람들을 위한 복수에 대해 외치고 있었다. 브로드 왕은 주먹으로 지붕과 신부를 내리쳤고, 천장과 유리가 사방으로 날렸다. 그의 동료 거인들은 깔깔대며 웃어댔지만, 베헤마트의 선지자는 언제나처럼 그 어떠한 재미도 느끼지 못했다. 울퉁불퉁한 얼굴의 외눈이 벌레 둥지처럼 토르 벨라의 폐허 위에 세워진 인간들의 거점을 바라보자 눈살이 찌푸려졌다.


'냄새나는 작은 벌레같은 놈들,' 그가 소리쳤다. '모두 밟아 뭉개버리겠다!'


아주 오래전 추와산맥(Scabrous Sprawl)의 떠돌이 부족은 베헤마트의 발뒤꿈치 아래에서 터전을 꾸리고 살고 있었다. 그들은 세계 거인 앞에서 옳고 그름을 따졌고, 그가 자신들을 짓밟지 않기를 바라며 신전을 세웠었다. 신 나부랭이의 필멸자들이 그것을 무너뜨리고 자신들의 사원을 짓기 전까지는 말이었다.


'침입자들!' 브로드는 표효하며 기병을 세차게 걷어차 요새의 성벽을 넘겼다. '여긴 너희들이 있을 곳이 아니다, 이 쥐새끼들아.'


인간들은 총격으로 맞섰다. 바위 능선의 가장자리를 따라 두 번째 내성을 쌓은 요새의 성벽에는 총을 장비한 병사들이 줄지어 서 있었고, 무거운 방패 뒤로 포신을 드러낸 대포가 있었다. 증기를 뿜어대는 전쟁 병기가 굉음을 내며 전진했고, 천둥 같은 폭발음과 함께 공포스러운 탄막이 연기와 화염을 뿜어내며 발사되었고, 탄환의 우박을 쏟아내며 전진하는 메가-가간트들을 덮쳤다.


늙은 머리 짓밟는 험보는 배에 구멍이 나 비틀거렸고, 소금-머리카락 바다 거인 마그룬은 대포알을 무릎에 맞고 껑충거리다가 덩굴로 덮인 건물들을 납작하게 만들며 쓰러졌다. 박살자 스토키의 머리가 폭발하면서 두개골과 뇌 조각이 옆에 있던 이들에게 튀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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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 왕은 적의 포격이 쏟아지는 와중에도 흔들림 없이 서 있었고, 총탄이 살을 파고드는 고통도 무시했다. 그의 눈에는 오직 한때 조그마한 놈들이 두려움에 떨며 아버지에게 경의를 표하던 신전이 위치한 그 땅 위에 서있는 신 나부랭이를 섬기는 자들의 전쟁 오두막만이 보였다. 이 고대 성지의 신성한 룬이 새겨진 바위가 깎이고 부숴져 비열한 자들의 소굴로 변해 있었다.


거기에 브로드는 스탈렌브레이크의 요새 안뜰에 망치와 칼을 하늘을 향해 든채로 무릎을 꿇은 은빛 갑옷을 입은 전사의 조각상이 있음을 확인했다. 이 조그마한 놈들이 성지를 더럽혔을 뿐만이 아니라, 자신들의 한심한 성인 중 하나에게 공물을 봉헌한 것이었다!


브로드 왕은 몽둥이를 들고, 한때 세계 거인의 이마에 닿았던 신성한 기둥에서 가져온 머릿돌을 굳은 손가락으로 문질렀다. 발을 딛자 분노의 열기가 뿜어져 나와 공기가 반짝이고 딱딱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그의 외눈은 하얗게 불타는 분노로 타올랐으며, 큰 함성이 그의 목에서 터져나오자 스탈렌브레이크의 유리창들이 순식간에 산산조각 났다. 인간들은 피가 흐르는 귀를 움켜쥐고 공포와 고통에 떨며 무릎을 꿇고 쓰러졌다.


'가루로 만들어버려라!' 브로드는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지르며 적의 총구를 향해 돌진했다.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덩치 큰 괴물들이 뒤따랐고, 심지어 중상을 입은 늙은 험보까지 손으로 내장을 움켜쥐고 다른 손으로 나무를 휘두르며 뒤따라오기 시작했다.


꼬마 놈들은 뒤로 도망쳤다. 죽지 않은 놈들은 짓밟히고 차였으며, 밟히거나 수백 미터 높이의 공중으로 던져졌다. 브로드는 붉게 달아오른 대포의 포신을 잡고, 살이 익어가는 지글거리는 소리를 무시한 채, 성벽을 따라 쓸어내려 도망치는 병사들을 하늘로 날려버렸다. 브로드가 보기에는 대포 구멍이 뚫린 철 신발처럼 보이는 덜컹거리는 장치가 그를 향해 다가오더니 증기를 내뿜어 메가-가간트의 종아리에 화상을 입혔다. 그는 울부짖으며 포탑을 내리쳐 스팀 탱크의 몸체를 꿰뚫었고, 그 안에 있던 인간들이 오작동하는 기관에 의해 산 채로 삶아지는 비명을 들으며 음울한 즐거움을 만끽했다.


베헤마트의 선지자는 스탈렌브레이크의 완전한 파괴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의 메가-가간트들은 도시 밖에 묶여 있던 부유하는 메탈리스들을 끌어내려 부유섬이 부서지고 산산조각나 그 귀중한 물로 땅을 적실 때까지 킥킥대며 내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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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장이 끝날 무렵에는 요새에는 꽥꽥거리는 놈 하나만이 살아 있었다. 날아온 바위에 다리가 부러진 늙고 배불뚝이인 전쟁 사제는 은빛 스톰캐스트 전사 조각상에 기대어 쓰러져 있었고, 여전히 망치를 움켜쥐고 자기 위로 다가오는 거인들을 향해 증오를 뱉어내고 있었다. 브로드 왕은 마그룬이 주먹을 들어 꼬마 놈 위로 바위를 뿌리려는 순간, 팔을 내밀어 절룩거리는 크라켄-이터의 행동을 멈췄다.


'이 아둔한 야만인들!' 인간은 공포와 고통으로 동공이 벌어져 있었으나 여전히 조그마한 무기를 휘두르며 비명을 질렀다. '우리는 복수할 것이다, 이 비참한 야만인들아, 내 말이 들리느냐!'


브로드는 몸을 숙여 인간의 얼굴을 노려보았다.


'누가 널 도와주러 오는 거냐, 멍청아?' 그가 으르렁거렸다. '너의 그 신 나부랭이가?'


장하게도 사제는 움츠러들지 않았다.


'성 스틸 소울께서 널 사냥할 거다, 거인아,' 그가 침을 뱉으며 뒤에 있는 조각상을 가리켰다. '이미 가르두스 요새에 소식이 전해졌으니, 그들은 곧 너의 광란을 알게 될 것이다. 그의 거룩한 기사들이 신-왕의 정의를 불러올 것이니, 너는 목숨을 구거-'


브로드가 위협적으로 으르렁거리자 사제의 반항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너의 성인들은 내 발가락 사이에 끼워 넣을 고기 자루일 뿐이다. 감히 폭풍 마법으로 아버지를 죽인 자들의 동상을 세워 아버지의 신전을, 아버지의 흔적을 더럽히고 모욕하는 것이냐?'


베헤마트의 선지자가 걸어 나와 가르두스 스틸 소울의 조각상을 붙잡았다. 그의 풍화된 목에 핏줄이 솟아났고, 시체가 널려 있는 요새에 대리석이 부서지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브로드 왕은 은빛 스톰캐스트를 바닥에서 뜯어내 전리품처럼 높이 들고 서자, 부하들은 울부짖고 포효하며 서로의 등을 쳤다. 부상 당한 사제는 자신을 능가하는 거룩한 열정으로 빛나는 브로드의 외눈을 응시하며 흐느꼈다. 가르두스 스틸 소울의 조각상이 눈앞에서 어른거렸고, 사제는 그 고귀한 모습에서 위안을 얻지 못했다.


'너희의 성인과 그의 은빛 멍청이들을 잡으러 간다.' 브로드가 으르렁거렸다. '오늘 여기서 한 것처럼 그 놈의 소중한 성에도 똑같이 할 거다. 그 다음에 그놈이 부서지고 피투성이가 되어 내 발 앞에 누워있으면, 벌레처럼 짓밟아 버리겠어. 바로, 이렇게.'


동시에 브로드는 조각상을 부숴버렸다.


* 지그마는 브로드와 힘을 합쳐 카오스에 맞서 싸우다, 베헤마트가 타락한 상태로 각성할 것 같자 직접 번개를 던져 죽였다.

** 브로드의 한쪽 눈은 아버지와의 재회를 반기던 그 순간 떨어진 번개에 의해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었다.

*** 베헤마트의 신전이 위치한 장소는 '지맥'의 연결점인 경우가 많아 지그마라이트 정착지가 다수 건설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