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테이블탑 미니어처 워게임은 그 이름 그대로 경쟁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다. 

둘 이상의 플레이어가 승/패를 겨루는 게임을 진행하는데 어떻게 경쟁적인 측면을 배제할 수 있을까? 

그러나 동시에, 미니어처 게임은 그 본류를 따져보다 보면 테이블탑 롤플레잉 게임과 같은 부분이 있는 만큼 '역할 놀이의 측면' 또한 가지고 있다. 



* 미니어처 게임의 특성은 프로 레슬링의 그것과 같다. 

특정한 배경을 지닌 게임이 주류가 된 만큼이나, 그 배경에 부합하는 플레이를 하는 것 또한 유저들이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추구하게 된다는 것이다. 


경쟁적인 게임으로써의 측면과 역할극에 가까운 측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니, 추구하는 방향이 다른 플레이어 사이에서는 갈등이 발생하기 쉽다. 



경쟁적인 플레이어는 당연하게 '규칙'과 게임 내 목표 달성에 더 중점을 두게 되며, 누군가는 '설정'에 부합하는 플레이를 재현하는 것을 중시한다. 

기회가 맞는다면 둘 모두 달성할 수 있으나, 실질적으로 이 모든 것들을 한 게임 안에서 동시에 달성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명확하게 한 플레이어가 저 중 하나로 나뉘게 되는 것이 아니며, 단순히 그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가장 긍정적인 방향은 총 플레이어의 인구가 크게 늘어나 서로 겹치지 않을 정도의 플레이 그룹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지만, 이 또한 당장 달성하기란 어려운 목표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많은 숫자의 미니어처 워게임 플레이어들은 '서로 각본을 맞춰보지 않은 프로 레슬링'을 무리하게 시도하고 있다.

이 합을 맞추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했을까?


많은 GW 게임에서는 플레이어 사이의 합의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하는데, 이는 재미를 느끼는 데 있어 엄정한 규칙의 적용 이상으로 심상의 일치함이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규칙적으로 불완전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합의를 종용하는 것이 아닌, 게임을 시작하기 전 두 플레이어가 어떠한 부분에서 재미를 느끼는 지를 확인하기 위함이다. 


일반적으로 많은 보드 게임이나, 카드 게임에서는 이러한 부분이 많이 고려되지는 않는다. 

더 일반적으로 자신의 주변 사람들에서 플레이어를 찾을 수 있으며, 플레이를 하는 데 있어 준비가 필요한 요소가 적기 때문이다. 


위 게임들의 가장 큰 장벽이라고 할만한 것도 가격인 만큼, 게임 준비 과정에서부터 엄청난 시간을 소모하는 워게임은 조금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아미를 준비하는데 최소 일주일, 규칙을 숙지하는데 2~3시간, 게임장에 방문하는데 평균적으로 왕복 3시간 정도를 소모한 다음에야 상대방과 마주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었는데, 상대방과의 합이 맞지 않아 다양한 방법으로 게임을 '망치게' 된다면 기분이 좋기가 쉽지는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사람에 따라 즉각적인 분노를 표출할 수도 있을 것이고, 가장 점잖은 사람도 그 사람과는 게임을 하는 것을 꺼리게 될 것이다.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이미 대부분의 조건이 무의식적으로 '합의'된 사람들과 게임을 하는 것이 편안하니 익숙한 사람들끼리 게임을 하게 된다. 


이는 아쉽게도 새로 게임을 하게 될 사람들에게는 그리 좋은 조건이 아니다. 

아직 게임이 돌아가는 방법에 대해서도 잘 모르며, 경쟁전과 역할극 사이에서 무엇이 더 자신의 취향인지 파악하지 못했을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그러니 향후 미니어처 워게임을 시작하는데 있어 다방면에 도움이 될만한 팁들을 전달하려고 한다. 아래의 글들을 통해 미니어처 게임을 '평생' 즐겨보자.


어떻게 합의해야 하는가?

* 합의는 게임이 시작하기 전에

게임 약속을 잡는 시점에 두 플레이어가 어떠한 게임을 추구하는지 서로 의견을 교환하여 합의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는 쌍방의 로스터 구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고, 이미 약속을 잡아 도착한 다음에나 합의를 시도하는 것은 여러 어려움을 유발한다.


가장 기본적으로 모델 프록시, 컨버전 모델의 사용 여부를 이야기하면 좋을 것이고, 플레이 방향성에 대해서도 미리 이야기를 해두는게 좋다. 작성한 로스터의 컨셉, 아미의 특성을 사전에 설명하는 것은 플레이 경험에 있어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 할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인 매치드 규칙 이상의 제한을 원하는 경우에는 게임을 잡기 전에 미리 포함하여 고지하는게 좋다. (풀도색전 등)


* 합의는 당사자끼리

두 플레이어 사이의 합의에 제 3자가 개입하는 것은 지양하는게 좋다. 이는 이전의 합의를 다른 플레이어와의 게임에 끌어오는 것 또한 같은 이유로 추천하지 않는다.


가이드 라인을 제시할 수는 있어도 선택에 있어서는 당장 게임을 하는 두 플레이어가 결정하는 것이 좋다. 해당 게임은 제 3자가 아닌, 두 플레이어 사이에서 진행되기 때문이다.


합의가 두 플레이어 사이에서 벌어지는 만큼, 규칙 외적인 분쟁 또한 두 플레이어 사이에서 해결하는 것을 추천한다.


잘 지는 방법이란 무엇일까?

* 포기하지 말고 진행하라

정규 게임 시간을 과하게 초과하지 않는 한, 승기가 기운 상황에서도 플레이를 지속하는 것을 권고한다. 결정적인 패배가 결정되었을 경우가 아닌 낮은 확률이나마 역전의 가능성이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이는 게임을 준비해온 상대방의 시간을 존중하는 의미도 있지만, 규칙 숙지에 있어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결핍의 상황에서 전세를 뒤집기 위해서는 평소보다도 규칙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으니 세부적인 규칙을 다시금 파악할 수 있다.


한풀 여유로운 상황에서 모델의 사진 촬영, 상대방의 규칙 파악 등 패배를 기회로 활용하는 방향성도 좋다. (패배 상황에서 자신만의 보조 목표를 설정하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이다.)


* 쉽게 박살날&박살낼 로스터는 지양하자

이는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의 연장선으로, 너무 빨리 게임이 종결되는 경우는 토너먼트 등 경쟁적 환경을 제외하면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패배하는 경우에도 게임의 내용이 풍성하다면 큰 불만이 발생하는 경우는 적으나, 준비에 투입한 시간 대비 플레이 시간이 짧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게임 전 플레이어 사이의 합의를 추천하지만, 동시에 로스터 구성에 있어서도 약간의 주의를 기울이는걸 권한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주의는 초반 날빌형 로스터의 사용을 금하는 것이 아닌, 로스터 내 서브 플랜의 구성을 뜻한다.


대부분의 초반 올인형 아미들이 자신의 전략이 통하면 승리하고, 아니면 패배하는 경우가 많은데, 막혔다고 즉시 항복하는건 긍정적이지 않다. 최대한 불리한 상황에서도 게임을 진행할 수 있게끔 전술적인 부분을 조금 더 준비하는게 좋다.


무엇을 고민해야 할까?

* 상대방 배려하기

대부분의 상황에서 '규칙'에 맞게 플레이한다면 큰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으니 '플레이어 코드'를 숙지하는걸 추천한다. 이는 게임 내 배려에 대해 제작사에서 규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내용으로 대부분의 갈등을 방지한다.


이러한 배려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소통으로 게임 준비 과정부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다. 놀랍도록 적은 미니어처 게임 플레이어인 만큼, 취향과 취미가 겹치는 경우가 많으니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플레이어의 규범


* 게임을 평가하기

게임이 끝난 이후 플레이 경험과 선택에 있어 가지는 생각을 상대방과 나누는것도 추천한다. 자신의 플레이에서 어느 부분이 아쉬웠는지를 먼저 공유하고, 플레이에서 좋았던 부분을 이야기하는게 좋다.


어떤 부분에서 패배하였는지를 기억하는것은 추후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걸 막으니, 그 또한 좋다. 게임을 기억할 수 있게 배틀 리포트를 작성하는 것도 나중에 게임을 기억하는데 도움이 된다.


매 게임을 사진과 함께 기록하는 것도 취미생활을 기록하는 측면에서 새로운 재미가 될 수 있다.